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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의 가장 본질은 무엇일까? 본문
- 재미란 무엇인가?
타워디펜스 게임을 한 3~4시간 몰입해서 하고 보스전을 깼다. 오랜만에 겜을 하니 재미있었다. 그런데 곧 현타가 왔다. 도대체 난 뭘한거지? 이게 왜 재미있었지??
나는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재미라는 것을 느꼈는지가 궁금했고, 가장 낮은 단계(low level)의 재미를 공부해 보았다.
우리 인간의 뇌는 원시시대에 살아남는 것 즉, 생존과 번식을 가장 최 우선 과제로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이렇게 풍족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무슨 생존과 번식의 뇌 프로그램이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긴 인류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지금 이시기는 매우 찰나와 같은 시기이다.
인류의 역사 500만년을 1년으로 대입해보면 농업혁명이 일어난 것이 12월 31일이며 산업혁명이 일어난것은 12월 31일 밤이다. 그러니 이런 좋은 세상은 1년에 하루도 되지 않는 것이고 대부분의 뇌는 364일을 생존할 수 있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원시시대에 생존이란 결국 더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 눈앞에 버섯이 독버섯인지 영양버섯인지 판단하는 것, 토끼를 잡을 때 돌을 던질지 방망이로 때릴지, 들개를 만나면 싸울지 도망갈지 등등. 그 선택의 결과로 생존하고 죽는것이다.
그럼 더 좋은 선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최대한 과거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와서 써 먹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나무에 있는 처음보는 열매를 먹었더니 배가 아프고 설사를 했다. 그럼 이 정보를 뇌에 저장해두고 다음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무한하지 않다. 모든 정보를 기억할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추상화와 패턴화라는 스킬을 발동한다. 어떤 기억이나 사물을 그 자체로 인지하고 저장하는 것이 아닌 추상화와 패턴화를 통해서 최대한 간략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결국 뇌의 추상화와 패턴화는 생존을 위한 하나의 필수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이 행동을 계속 유발해야 인간이라는 개체는 살아남을 확률이 커진다. 그래서 뇌에서는 이런 패턴화와 추상화를 진행했을 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으로 보상을 준다.
도파민이 나오게 되면 인간은 긍정적인 감정을 받게 되므로 다시금 이 행동을 하게된다.
이 긍정적인 감정은 다양한 형태로 관념화 되어 불릴 수 있고 그중 하나가 재미이다.
즉 재미란 인간이 생존활동을 위하여 뇌의 패턴화와 추상화 활동에 대한 호르몬 보상이 일으키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2. 게임에서 재미란 무엇인가
위의 개념이 맞다고 100번 양보한다고 해도 그럼 도대체 생존과 게임은 무슨 상관인가? 오히려 게임은 방구석 한량이 즐기는 생존과는 반대되는 개념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게임은 일종의 뇌를 속이는? 혹은 뇌를 훈련하는 과정이다. 우리의 뇌는 선사시대 기준으로 프로그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상황자체를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생존의 활동과 똑같이 받아들인다.
게임에서 일어나는 무질서한 환경 속에서 유저는 질서를 찾고 패턴화 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여기서 유저의 자율적 선택이 퀘스트의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거기에 대한 보상을 받아가는 일련의 선사시대의 인류가 살아왔던 하루하루와 똑같은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3.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이유?
모든 게임이 대부분 생명 주기를 가지고 있다. 엔딩을 다 깨고 나면 다시 플레이 하는 것이 더이상 땡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미 뇌가 해당 게임에 대한 패턴화를 끝냈기 때문이다. 더이상 새롭게 패턴화가 필요없는 환경은 뇌가 더이상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 더이상 재미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4. 키우기 방치형 게임 재미의 본질
이런 논리의 흐름속에서 키우기 방치형 게임이 뇌를 자극하여 도파민 보상을 일으키는 체계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패턴화를 통해서 효율적으로 뇌를 관리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뇌가 쓸수 있는 에네지의 한계(리미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게임이라고 하여도 에네지를 많이 투입해야 하는 것에는 스트레스가 따른다.
특히나 너무나 바쁜 요즘의 현대인들에게는 게임을 즐길 에너지 마저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사회 상황에서 키우기 방치형 게임들은 뭔가 특별한 많은 에너지 인풋을 요구하지 않는다.
클릭커 형태라고 하여 말그대로 클릭으로만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다. 유저의 인풋 에너지를 가장 최소화하는 대신 빠르고 즉각적인 피드백과 변화로 보상을 수여한다. 즉 FPS 나 MMORPG 처럼 유저가 많은 시간을 집중하고 에너지를 써서 더 큰 쾌락을 얻는 형태가 아닌 최소한의 에너지를 투입하고 나쁘지 않은 재미를 얻는 구조이다.
여기서 고민인 점은 뇌의 패턴화라는 생존 활동이 키우기 방치형 게임에서는 어떻게 발생하는 가 이다. 전투 액션이나 플랫폼 게임처럼 대전이나 장애 해결을 위해 뇌를 패턴화 시켜야 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 방치형 키우기 게임 역시 유저는 특정 클릭을 통해 행동과 선택을 해야 되고 그 선택에 따른 변화와 수집을 피드백으로 받게 되있다. 즉 앞서 말했듯이 가장 최소화된 행동 -> 빠른 보상 -> 변화 -> 수집 으로 이어지는 베리에이션이 유저의 자율적 선택과 통제로 인한 결과적 변화를 얻게 되고 우리 뇌는 이 과정을 간소한 패턴화로 인식하는게 아닐까 한다.